'업그레이드' 된 넥센 히어로즈 안우진, '팔 높이와 익스텐션'의 기로에 서다

Posted by Rintaro
2018.10.31 15:45 KBO History/Nexen Heroes

넥센 히어로즈 신인 투수 안우진은 넥센이 포스트시즌을 치르는데 있어 핵심 중의 핵심 전력이다. 이미 준플레이오프에서 2승을 거두며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에 일등공신이 된 바 있다. 플레이오프에서도 안우진은 팀 불펜 운영의 중심에 서 있다.

 

장정석 넥센 감독은 10월 30일 SK 와이번스와 플레이오프 3차전서 승리한 뒤 “불펜 투수들이 정말 잘 던져줬다. 자신의 책임을 다하며 오늘의 승리 뿐 아니라 내일을 준비할 수 있게 해줬다”고 칭찬한 바 있다. 내일을 준비할 수 있었다는건 안우진을 아낄 수 있었다는 뜻으로 해석이 가능했다.

 

장정석 감독은 이날 안우진에게 7회, 1이닝 만을 맡겼다. 8회 SK 공격이 1번 타자 김강민부터 시작됐지만 이보근을 투입해 막게 했다. 단지 한 경기의 승리만 봤다면 불펜에서 가장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안우진을 밀고가야 했지만 다음 경기를 생각한다면 안우진을 아껴줘야 했다.

 

넥센의 플레이오프 4차전 선발은 좌완 이승호다. 깜짝 호투가 나올 수도 있지만 계산이 서는 선발은 아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불펜 투수 중 가장 믿을 수 있고 선발로도 나섰던 안우진이 조기 투입될 수 있다. 3차전에서 안우진을 최대한 아끼며 4차전을 준비할 수 있었던 것이 장정석 감독에게는 3차전 1승 이상의 기쁨이었다. 그만큼 안우진이 팀에서 중요한 몫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정규시즌 성적만 보면 말이 안되는 소리다. 안우진은 정규시즌에서 2승 4패 평균자책점 7.19를 기록하는데 그친 투수다. 선발 카드로는 실패를 했었고 불펜 투수로서도 깊은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다. 하지만 안우진은 정규시즌과는 또 다른 투수로 성장했다. 투구폼을 교정한 것이 효과를 거두며 최강의 불펜 투수로 거듭났다.

 

장정석 감독은 안우진의 달라진 점에 대해 “영상을 보거나 불펜 피칭을 하면서 나이트 코치와 팔 각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하더라. 던지는 팔 각도를 높이면서 볼 각도가 좋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안우진 역시 “1군에서 다시 2군에 내려갔을 때 부족한 점을 느끼고 팔 각도를 높이는 훈련을 했더니 컨트롤도 좋아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안우진은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이 전혀 다른 투수다. 세부 데이터를 측정해 본 결과 안우진의 변화는 수치상으로도 확연하게 드러났다.

 

사진|지금보다 더 큰 가능성을 갖고 있는 넥센 히어로즈 투수, 안우진 (출처.SPOTV NEWS)

 

안우진은 정규시즌과 비슷한 구속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2스트라이크 이후 더욱 과감하게 빠른 공 승부를 하고 있다. 정규시즌에서 2스트라이크 이후 패스트볼은 47%였지만 준플레이오프에서는 52%로 비율이 높아졌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를 릴리스 포인트다. 정규시즌 1.67m였던 릴리스 포인트는 준플레이오프에서 1.74m로 높아졌다. 팔의 높이를 높이려고 했던 시도가 큰 성공을 거뒀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평균 회전수도 2,394rpm에서 2,519rpm으로 크게 높아졌다. 팔 각도를 높인 것이 얼마나 성공적인 변화였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법. 안우진은 대신 익스텐션(투구 때 발판에서 공을 끌고 나와 던지는 손끝까지 거리)이 짧아졌다. 정규시즌 때도 익스텐션은 짧은 편이었던 안우진이다. KBO리그 평균 익스텐션은 1.85m, 안우진은 1.70m를 기록했다. 투구 폼을 교정한 뒤에는 더 짧아졌다. 안우진의 준플레이오프 익스텐션은 1.59m에 불과하다.

 

중요한건 익스텐션은 투수에게 매우 중요한 요소라는 점이다. 던지는 팔 높이를 높이면서 익스텐션이 짧아질 수는 있지만 짧은 익스텐션이 도움이 된다고는 말하기 힘들다.

 

A팀 전력 분석원은 “익스텐션과 릴리스 포인트 중 더 중요한 것을 꼽으라면 익스텐션을 꼽겠다. 높은 릴리스 포인트도 도움이 되지만 익스텐션은 보다 빠르게 공이 타자에게 닿게 느끼게 하는 힘이 있다. 때문에 익스텐션을 늘리는 쪽이 더 도움이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긴 익스텐션을 공을 놓는 위치가 보다 앞으로 형성됨을 뜻한다. 똑같은 구속의 공이 왔을 때 보다 빠르게 타자에게 도달할 수 있게 만든다.

 

릴리스 포인트가 높아지면 익스텐션이 그만큼 짧아질 수는 있지만 두 가지를 동시에 도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안우진에게는 아직 숙제가 남아 있다고 할 수 있다.

 

안우진은 이미 완성형에 가까운 결과물을 포스트시즌서 만들고 있다. 하지만 정규시즌에서의 실패 후 각성이 의미하듯 아직 손 봐야 할 부분도 많이 남아 있는 투수다. 본인이 지금 자신의 투구에 만족한다면 어쩔 수 없지만 보다 더 먼 곳을 보려 한다면 또 한 번의 변화와 도전이 필요하다.

 

평균에 비해 너무 짧아진 익스텐션은 그 중 대표적인 보완점이다. 익스텐션과 릴리스 포인트를 모두 잡을 수 있다면 안우진은 더욱 무서운 투수가 될 수 있다. 최고 구속 154km/h의 빠른 공을 타자가 더 빠르게 느끼게 할 수 있다는건 대단한 무기다. 현재의 익스텐션이 너무 짧기 때문에 고칠 수 있는 여지가 그만큼 더 크게 남아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가을이 끝나면 안우진에게는 내년 시즌까지 다시 시간이 주어진다. 그 기간 동안 익스텐션을 보완할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다면 그는 더욱 무서운 투수가 될 것이 분명하다. 안우진이 자신의 모자람을 얼마나 절실하게 느끼느냐가 중요한 대목이다. 현재에 만족하며 성장을 멈출 것인지, 아니면 더 큰 투수가 되기 위한 땀을 쏟을 것인지, 선택은 안우진에게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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